"대통령도 신는 편한 구두, 우리가 만듭니다" | ||||||
구두 한 켤레에 교회 건립 소망 실은 사회적 기업 '구두 만드는 풍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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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회사 대표와 청각장애인 직원들 함께 구슬땀 흘리는 믿음의 기업 【경기도 파주】 '복음 전하는 자들의 편한 발걸음을 위해 만들어진 구두', '판매수익을 가지고 교회를 세우겠다는 회사'. 사회적 기업인 '구두 만드는 풍경'(대표:유석영)이 내건 슬로건이다. 이 회사가 만들어 내는 고품질의 구두, 아지오(AGIO). "온 국민이 아지오를 신는 그 날까지 구슬땀을 흘리겠다"고 다짐한 이들의 사연을 들어보자.
"2010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구두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죠. 저희 구두요? 대통령과 국회의원들도 신는 편한 구두, 최고의 품질을 가진 구두입니다.(웃음)" 유석영대표의 말에는 구두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녹아져 있다. 대통령이 신는 구두라. 귀가 솔깃해 "사실이냐?"고 묻자 "당연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2010년 12월에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뒤에 유석영대표와 평소 알고 지내던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가수 서유석 씨, 성우 배한성 씨 등이 스스로 홍보대사로 나서 아지오에 대한 입소문을 내기 시작했다. 유명인들의 주선으로 구두 만드는 풍경은 '찾아가는 마케팅'이라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국회를 비롯해서 경기도 의회, 서울역 등에 나가 직접 국회의원들과 시민들을 만나 맞춤구두를 제작하며 홍보를 한 것이다. 이 같은 1:1 마케팅의 결과로 구두 만드는 풍경은 지난 해 3월 이명박대통령에게도 수제 구두를 선물했다. 구두를 선물받은 대통령은 직접 편지를 써 구두 만드는 풍경 임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대통령은 편지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보람과 성취를 느끼며 일해 달라"고 격려하고 "목표하시는 바를 이루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런 인연 때문일까. 대통령은 19일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에 구두 만드는 풍경 임직원들과 그 가족들까지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나누기도 했다. 최근엔 인터넷 쇼핑몰인 신세계몰에도 입점해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가정에서 구두를 주문할 수 있는 판로도 열렸다. 경사가 이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지만 여전히 작은 규모의 영세한 회사인 구두 만드는 풍경 임직원들의 어깨에 놓인 삶의 무게가 가볍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 회사의 슬로건처럼 구두 만드는 풍경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믿음의 기업이다. 파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의 자매회사인 구두 만드는 풍경은 단순히 장애인들의 경제적 자립만을 돕기 보다는 이들이 비장애인들과 함께 건강한 신앙생활을 하는 교회를 세우는 데 비전을 두고 있다. 파주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이기도 한 유석영대표는 회사를 생각하면 늘 고민이 많다. "여전히 판매가 부진한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우리가 만드는 구두의 품질이 최고라는 자부심이 있고, 어디에 내 놓아도 품질로 경쟁할 수 있는 자심감도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게 많습니다. 회사 창립 초기부터 회사의 수익으로 교회를 세우기로 했었죠. 회사 자체가 청각장애인들과 기도모임을 하던 중 처음으로 논의된 것입니다. 이 교회는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교회들의 관심이 꼭 필요합니다." 이런저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구두 만드는 풍경이 또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것은 회사를 사랑하며 비전을 공유하는 직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청각장애인 직원들에게 구두 만드는 기술을 교육하고 있는 안승문파트장은 40년 간 구두를 만들어 온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안 파트장은 "수화 통역사를 통해서 훈련을 시키다보니 어려운 점이 있지만 직원들의 배우겠다는 의지만큼은 대단하다"면서, "늘 월등한 기술을 가져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는데 기술이 있어야만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도 자립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며, 직원들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회사가 힘들 때마다 초심을 떠올린다는 유석영대표. 유 대표는 늘 회사의 시작이 되었던 기도모임을 생각한다고 했다. "기도모임을 하며 구두회사를 구상할 때 하나님이 제게 '눈물로 씨를 뿌리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 씨앗을 이제 뿌렸으니 거두고 그 소출로 교회를 세우는 일이 남았네요. 이 일은 절대 혼자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이 도와주셔야 할 수 있죠.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드는 일, 바로 여러분의 관심에 달려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