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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석영 ‘구두 만드는 풍경’ 대표(오른쪽)와 신세계백화점 구두바이어(왼쪽), 종업원들이 공장에서 제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구두 만드는 풍경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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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이 만드는 수제 구두가 처음으로 백화점 매장에 입점된다. 청각장애인을 종업원으로 둔 ‘구두 만드는 풍경’은 “21일부터 신세계백화점 온라인몰인 신세계몰에서 제품을 판매하게 됐다”고 19일 밝혔다.
구두 만드는 풍경은 파주시 장애인종합복지관장인 유석영씨가 지난해 1월 경기도 파주에 세운 사회적 기업이다. 본인도 스무살 무렵에 시각을 잃은 시각장애인인 유 대표는 “20년 전 만 해도 청각장애인 상당수가 특유의 집중력과 꼼꼼함 덕에 국내 유명 제화업체에서 기술자로 일했는데 공장들이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면서 “청각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에 적합한 업종이 구두 제작이라는 생각이 들어 공장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유 대표를 포함해 6명의 청각장애인 종업원, 사회복지사 3명과 40년 경력의 구두 장인 백상현씨가 이 공장의 식구들이다.
판로개척이야말로 이들이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초창기엔 하루에 수십 켤레씩 구두를 제작했음에도 어디에서부터 판로를 찾아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공식적으로 첫 판매작인 여성용 컴포트화는 유 대표가 충남 공주의 수녀원을 여러 차례 찾아가 수녀들의 의견을 반영해 만든 제품이다. 이후 유 대표는 11년 동안 장애인을 위한 방송 리포터와 제작을 담당하면서 쌓은 인맥을 바탕으로 제품 홍보에 나섰다. 유시민 전 의원과 서유석, 배한성 씨 등 방송인들이 모델로 나섰고, 국회나 파주시청, 경기도의회, 서울역 등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판매행사를 열기도 했다. 지난해 말 국회의원 80명으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편한 구두’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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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전 의원. 사진출처 구두만드는 풍경(http://cafe.daum.net/AGI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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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몰 입점은 공식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첫 성과다. 구두 만드는 풍경은 8종의 신사화와, 일명 ‘효도화’로 불리는 여성 컴포트화, 샌들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장문석 신세계백화점 구두바이어는 “지난 4월 사회적 기업인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파주의 공장을 찾아 검토한 결과 품질이 백화점 입점 브랜드 못지 않게 뛰어나 입점을 추진했다”며 “같은 품질의 다른 브랜드 제품보다 30~40% 저렴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세계 측은 장기적으로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 입점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