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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양심에 ‘가득찬 장애인 주차구역’
작성일
2015-02-16 13:22


텅빈 양심에 ‘가득찬 장애인 주차구역’

경기연 도내 대형마트 조사
10대중 9대 일반차량 ‘불법’
 “약자 배려없는 현실” 씁쓸


▲ 11일 오후 수원시 한 대형 할인마트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비장애인 차량들이 대부분 주차해 있어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임열수기자
자가용을 이용해 수원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지체 장애인 김모씨. 대형마트의 경우 장애인 주차구역을 확보하고 있어 주차가 수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와 달리 장애인 주차구역도 만차여서 주차에 애를 먹었다.

차에서 내려 장애인 주차구역의 차들을 살펴 봤지만, 자신의 차를 제외하고는 모두 장애인 차량 표식이 없는 비장애인 차량이었다. 김씨는 “교통약자를 위해 사회적 합의로 설치된 장애인 주차구역을 사람들이 함부로 이용해, 장애인이 더욱 불편을 겪는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경기도내 대형마트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주차 차량 10대 중 9대는 불법주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혼잡시간대 불법주차로 인해 정작 장애인 차량이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도 부지기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개발연구원은 주말인 지난 1월 31일부터 이틀간 도내 11개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이용실태를 조사, 이를 토대로 ‘교통약자정책, 교통복지의 시작’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불법주차율은 90.6%에 달했다. 반면 보행 장애인의 합법적 이용은 9.4%에 그쳤다.

불법주차 유형은 장애인 표지가 없는 일반차량이 36.4%, 장애인 표지는 있으나 보행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은 경우가 63.6%로 조사됐다.

특히 대형마트 혼잡시간대에는 일반인들의 주차로, 장애인들의 주차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았다고 경기연은 설명했다.

지우석 경기연 선임연구위원은 “무분별하고 배려 없는 복지적 성격의 시설물 사용은 결국 사회적 비용의 낭비를 초래하며, 정작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사람은 그들을 위한 시설물의 혜택을 충분히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출처 :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