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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시설생활인인권확보를위한연대회의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19일 오전 서울 계동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경남 마산시 진전면에 위치한 장애인생활시설 소망의 집의 인권 유린 실태를 고발했다.
‘생지옥’ 소망의 집 결국 폐쇄 결정
소망의 집에서 15년간 생활했던 시설 생활인의 제보를 받고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SBS 긴급출동 SOS 팀이 조사를 벌인 결과, 소망의 집은 복지부의 미신고복지시설 양성화 정책에 따라 지난 2004년 개인운영신고시설로 전환됐으나 신고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소망의 집에는 상주하는 직원이 한 명도 없었다.
생활인들이 지내는 곳은 도배와 장판이 엉망이었으며 햇볕이 들지 않는 곳임에도 유리가 깨진 창문이 방치돼 있었다. 화장실도 재래식이었는데, 그나마 그 화장실도 이용할 수 없어 생활인들이 요강을 이용하고 있었다.
심지어 생활인들은 매일 점심은 라면으로 때웠으나 이마저 유통기한이 한참 지나는 등 먹을 것도 제대로 못 먹었다. 세탁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악취가 나는 옷을 입힌 채 생활인들을 방치하고 여성장애인에게는 생리대도 지급하지 않았다. 또한 직원이 담당해야 할 시설 관련 노동을 생활인들에게 요구했고 시설장 아들의 농사일도 무급으로 강요했다.
또한 시설장 부부가 관할관청인 진전면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시설장 부부는 본인들 외에 고용한 직원이 없는 것으로 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생활인들에게 지급해야 할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수당 약 997만원을 직원 급여와 수당, 주부식비 구입 등으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권유린 실태가 밝혀지자 마산시측은 지난 2월 28일 시설장 명의로 자인서를 받고, 29일 마산시 부시장과 사회복지과장, 사회복지계장,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활동가, SBS 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폐쇄를 결정했다.
또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지난 3일 소망의 집에 대한 조사결과를 가지고 현 시설장 부부를 경찰에 고발했으며 관할기관인 마산시 사회복지과장과 계장, 진전면사무소장도 직무유기로 경찰에 고발했다.
복지부, 시설 관리감독 체계 정비해야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 단체들은 복지부가 개인운영신고시설을 관리감독 할 수 있는 행정체계가 전문한 상태에서 추진한 미신고복지시설 양성화정책이 결과적으로는 소망의 집을 비롯한 시설의 인권유린과 비리라는 문제를 벌어들인 것이라며 복지부를 규탄했다.
이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시설장에게 생활인들의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수당을 관리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것은 복지시설 생활인들을 앞세워 재산을 불리려는 사람들에게 떡 벌어진 잔칫상이 차려진 형국이고 고양이 입에 생선을 물려놓은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들은 “개인운영신고시설에 입소한 장애인에게 재가 장애인 기준으로 생계비와 장애수당을 지원하고 있으니 마땅히 이들도 지역에서 생활하는 장애인처럼 본인 의지대로 생계비와 장애수당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복지부와 지자체는 시설장이 횡령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며 “우리 사회의 가장 약자인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을 상대로 반인권적인 패악을 저지르도록 현 상황을 방치하고 있는 복지부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복지부를 향해 올해 상반기 내로 전국 개인운영신고시설 민관합동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운영신고시설을 관리 감독할 수 있는 행정체계를 마련해 운영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개인운영신고시설 생활인들이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수당을 당사자 의지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공개적이고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이들 단체들은 미신고 시설과 운영능력 미달인 개인운영신고시설을 당장 폐쇄하고 민관합동으로 미신고복지시설 양성화정책을 평가해 공개할 것을 복지부에 촉구했다.
한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과 현장 조사를 벌인 SBS 긴급출동 SOS 24는 지난 18일 밤소망의 집 인권 유린 사태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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