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의 치료비를 보조하는 '바우처 제도'가 지난해부터 전국의 각 자치단체별로 시행 중이다.
하지만 경기도는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으로 허울 뿐인 바우처 제도를 만들어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장애아동의 재활치료비 부담을 덜어준다며 경기도가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장애 및 ADHD 아동 재활심리치료지원’ 바우처 제도.
장애아동에게는 바우처 카드가 지급되고, 장애인복지관 등에서 재활치료를 받은 뒤 이 카드를 제시하면 1인당 매월 20만 원씩 경기도가 그 비용을 대납하는 체계다.
한달 백만 원이 넘는 치료비가 부담인 장애아동 가족들에게는 더없이 기쁜 소식이었지만 희망은 이내 실망으로 바뀌게 됐다.
바우처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드물어 혜택을 받기 위해선 2~3년 씩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뇌성마비 장애 아들을 둔 김 모(40) 씨는 "몇 년을 기다릴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사설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면서 "제도는 있지만 사용할 수는 없는 형식적인 제도"라고 비판했다.
1만 명 이상의 장애아동이 있는 경기도에 바우처 카드를 받는 재활치료시설은 불과 31곳.
이처럼 참여 기관이 적은 이유는 경기도청이 제시한 터무니없는 기준 탓이다.
경기도청은 지난해 사업자 자격을 ‘도단위 사회서비스 공급이 가능한 곳’으로 제한했다.
도청은 참가 희망업체 측에 이 기준의 의미를 '경기도내 31개 시군 전체에 서비스 공급이 가능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재활치료기관이 치료사 5-6명을 둔 영세업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달성 불가능한 조건이나 마찬가지.
바우처 혜택을 원하는 장애아동은 넘쳐나지만 바우처 카드를 쓸 수 있는 시설은 드문 상황으로, 이 때문에 지난해 바우처 사용 실적은 할당된 예산의 20%정도에 불과했다.
또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니 올해 예산은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들게 됐다.
이는 바우처제도 참여 기관을 폭넓게 받아들여 많은 장애아동들이 바우처의 혜택을 받고 있는 원주나 인천 등 다른 시군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충남 서산시의 경우, 지난해 예산 1억 2천만 원 가운데 1억 1천 200만 원을 사용했으며 장애아동 87명 가운데 74명이 바우처 혜택을 받을 수 있었을 정도로 제도가 충실하게 운영됐다.
경기도는 이에 대해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제도 운영이 미흡한 면이 있었다"면서 "현재는 참여 기관 선정을 각 시군에 맡긴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경기도가 현실과 괴리된 복지정책으로 허울 뿐인 제도를 마련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다.
출처: 에이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