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일자리 사회적기업> 구두만드는풍경 ‘아지오’ | ||||||||||||
한땀 한땀 ‘명품 구두’ 청각장애인의 꿈 우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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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은 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에 불과하지만 ‘제2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기관으로 손꼽힌다. 사람들은 이렇게 중요한 발을 지탱해주는 신발을 다양한 기호와 취향에 맞춰 선택하는데, 많이 걸으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정치인, 수녀님 등에게 인기를 얻은 수제화 브랜드가 있다. 파주시 월롱면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구두만드는풍경은 사회복지법인 주내자육원에서 청각장애인들의 자립을 지원하고자 설립한 곳이다. 지난 2008년 당시 경기도에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관이 없다는 문제점을 발견한 도와 주내자육원은 꽃꽂이와 학습지원 등 청각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사업들을 시작했다. 천연가죽 사용 ‘편한 신발’로 입소문 정치인·수녀님 단골 1억6천만원 매출 신세계몰 입점 ‘품질로 승부’ 자부심 그러나 호응도 높지 않고 안정적이지 못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직업’으로 삼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시도한 것이 바로 구두를 만드는 사업이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제화업계에 종사하던 다수의 청각장애인들이 값싼 외국 인력이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일자리를 빼앗겼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들은 한국장애인개발원으로부터 사업비를 지원받아 공장부지를 마련하고 기계를 구비하고, 삼고초려 끝에 구두기술자를 찾아 2010년 초 드디어 영업을 개시했다. 유석영 대표(49)는 “구두를 만드는 일이 어렵고 힘들고 복잡하지만 성공하면 빛이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하지만 저가구두가 많아 시장진입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구두만드는풍경은 품질 좋은 명품을 만들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다짐으로 편하고 안락하다는 뜻의 이탈리아어 ‘아지오’를 출시하기에 이른다. 첫 구매 요청은 수녀원에서 들어왔다. 주로 도보로 이동하는 수녀님들이 신었던 6가지 신발을 보여주며 모든 단점을 보완해 달라는 수녀원의 주문을 받은 이들은 5번째 퇴짜(?) 후에 6번째 구두로 첫 판매고를 올리면서 구두를 만드는 기술을 습득하는 내공을 쌓을 수 있었다. 이후 자체 샘플을 개발해 적응기간 없이 발이 편한 신발로 입소문을 내기 위해 다양한 행사와 세미나 등을 찾아다니며 판매하기 시작, 국회와 경기도의회 등 다양한 판매처를 뚫고 유명인들을 공략했다. 구두만드는풍경이 만드는 신발은 안과 밖을 모두 천연가죽을 사용함으로써 발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해 발건강을 책임지는 제품으로, 손기술이 베어 있어 처음 신어도 오래 신은것 같은 착화감을 제공한다. 또 창과 굽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목표와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다짐으로 장애인이 만들었지만 자부심을 가지고 판매할 수 있는 당당한 제품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은데 이어 올해 초에는 대형 유통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이달 중순부터 신세계몰에 입점이 결정됐다. 장애인 생산품이 백화점몰에 입점하는 것으로 최초다. 영업을 시작한 지난해 7명의 장애인 직원들이 1억6천만원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올해는 10명 이상의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을 목표로 힘찬 도약을 준비 중이다. 유석영 구두만드는풍경 대표는 “청각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근로의 기회를 제공하고 으뜸 장인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우수한 수제화를 개발하고 생산해 구두 시장에 우뚝 서는 장애인 기업으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