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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인소식

[웹진 '파스텔' 2호 직업의 달인] 미문산업의 팔방미남
작성일
2021-08-04 16:21

미문산업의 팔방미남


글 - 박성주 사회복지사


박선우(가명)님은 발달장애인이다. 사회적기업이자 장애인표준사업장인 '미문산업'으로 출근 길을 이어 온 지도 어느덧 2년 6개월이나 되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으나 장애로 인해 안정적인 직장생활에 어려움이 있었고, 그런 연유로 2015년부터 '직업적응훈련'을 위해 우리복지관과 소중한 인연을 맺게 되었다.


사교성이 좋아 함께 근무하고 있는 발달장애인 동료들과의 관계도 좋지만, 비장애인 동료들과의 사이가 특히 좋다. 또한 작업 수행 능력도 높고, 재주가 많아 다양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렇듯 관계면 관계, 업무면 업무 사업체에서 다방면으로 활약하고 있는 '미문산업의 팔방미남' 박선우님의 하루를 만나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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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함을 조립 중인 박선우님 

근무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며, 하루를 시작한다. 함께 일을 시작한 지 오래된 동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분위기가 매우 자연스럽고 서로에게 익숙한 보통의 직장인들 모습이다.
 
오늘 오전에는 플라스틱 원재료가 입고되는 날이다. 대형 트럭이 도착하자 박선우님은 조심스럽게 크레인을 조정하며, 100kg이 넘는 포대를 옮기는 작업을 수행한다. 원재료의 입고를 마친 뒤 무인 택배함 제작 현장으로 이동하여 조립 작업을 시작한다. 본체를 끼우고, 전동드릴로 부품을 조립하는 모습이 상당히 능숙하다. 사업체 내에서도 직무능력이 뛰어난 사람들만 수행할 수 있는 작업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의 직무를 찾아서 척척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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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택배함을 조립 중인 박선우님 

다른 직원들은 "선우씨가 대부분의 직무를 한번 알려주면 알아서 잘 해내고, 작업 속도도 매우 빨라 다른 동료들에게 모범이 된다. 생산성 향상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하나같이 칭찬 일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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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과 함께 작업 중인 박선우님 

어느 직장이나 그렇듯 꿀맛 같은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에는 제품 설치 현장을 방문하여 카스토퍼를 설치하는 작업을 한다. 작업해야 하는 위치마다 카스토퍼를 놓고, 움직이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한다. 아파트 우편함 설치나, 수리, 배송 등 출장 업무는 비장애인 관리자와 함께 다니며 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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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토퍼를 설치 중인 박선우님 

어느덧 바쁘게 움직였던 하루가 지나고 퇴근시간이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달장애인이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뭔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무엇이 특별하고, 무엇이 다르다는 것은 비장애인들이 만들어 놓은 편견일 수 있다. 박선우님을 비롯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모든 장애인들은 단지 장애를 가지고 우리의 주변에 살고 있고, 직장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하는 사회인일 뿐이다. 그 어떤 의미부여도. 장애인이라서 받는 응원의 말도. 과장되게 포장된 칭찬들도 필요 없는.. 그저 열심히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으로 바라봐주면 그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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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차를 운전 중인 박선우님